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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글쓰기의 추억

by 사통팔달 주막집 2022. 3. 20.

토요일 아침

조만식 야고보 신부의 일상생활 나누기

 

글쓰기의 추억

 

방학숙제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일기쓰기 부담입니다. 개학을 며칠 앞두고 심부름하기, 농사일 돕기 등을 촘촘이 반복 배치해서 벼락치기로 한달분 일기를 끙끙대며 완성해야 했습니다.

 

이 시대는 누구나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계속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루 한 줄이라도 글을 쓰자고 다짐하지만 일주일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작가 김훈이 스스로 이순신 장군이 되어 난중일기를 적어 내려간 것이 칼의 노래‘(2001, 생각의 나무)입니다.

 

이순신은 무술년(1598) 1119일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직전 이렇게 고백합니다.

 

세상의 끝이……이처럼……가볍고…………고요할 수 있다는 것이……. 칼로 베어지지 않는 적들을……이 세상에 남겨 놓고……내가 먼저……. 관음포의 노을이……적들 쪽으로…….”

 

작가는 이순신이 겪었을 인간적인 고뇌를 추적합니다. 선조의 실정에 의한 불안, 강대국인 명의 비위를 맞추며 나라를 지켜내야 하는 약소국의 한계, 가장으로서 가족을 구하지 못한 슬픔 등을 세세하게 드러냅니다.

 

장군은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 무너지는 자신을 글쓰기로 끝없이 일으켜 세워야만 했던 고독하고 불안한 한 사람의 약한 인간이었습니다.

 

작년 11월 묵상을 시작하고 다섯 달 동안 매일 글을 썼습니다. 먼저 하느님이 베풀어 주셨던 풍성한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도 꼽는다면 일등공신은 매일 꼼꼼하게 숙제검사를 해 주시고 댓글까지 달아 주셨던 다양한 선생님들입니다. 주일 아침마다 댓글의 은혜를 나눌 때는 참 행복했습니다. 책 한권으로 만들면 어떨까 꿈도 꿉니다.

 

야고보서는 신약의 잠언으로 불리는 책입니다. 다양한 주제로 도전적 실천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실천없는 믿음은 거짓 믿음이라는 말씀 앞에 저 자신부터 크게 부끄러웠습니다. 일상생활 나누기까지 시도하면서 도대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회의가 들었습니다.

 

몇 번 무거운 짐을 회피하기도 해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주 예수 그리스도의 눈으로 성경 전체적 맥락에서 한절 한절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묵상 나눔은 처음 저의 성직 은퇴식에 참석하여 축하해 주셨거나, 성직 중 기도하고 격려해 주셨던 분들을 대상으로 은혜를 갚고 기도하기 위해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초등학교를 비롯한 학교 친구, 가족 등 다양하게 확대되었습니다.

 

과연 복음은 모든 사람이 대상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죽음마저 극복한 왕중의 왕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교의 은혜를, 다양한 새벽 묵상 친구들과 나눈다는 것은 복 중의 복입니다. 이들은 천주교 성공회 장로교 감리교 불교 등 교파를 초월합니다. 지금은 앞으로 남은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아서 더 간절합니다.

 

야고보서는 다음 주면 대 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이어서 묵상 나눔을 계속할지와, 한다면 어떤 본문으로 언제 어떻게 할지는 확정 된 것이 없습니다. 다양한 방법 등을 기도하며 검토하고 있습니다. 같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 주시는 친교를 여러분 모두가 누리시기를 빕니다.”(고린도후서 13:13, 공동번역)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 (고린도후서 13:13, 개역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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