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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기도의 시작

by 사통팔달 주막집 2022. 2. 4.

오늘의 묵상 (야고보서 4:3)

 

구해도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욕정을 채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입니다.”

(When you ask, you do not receive, because you ask with wrong motives, that you may spend what you get on your pleasures.)

 

                                         기도의 시작

 

꽃씨 속에 숨어 있는/꽃을 보려면/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잎을 보려면/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어머니를 만나려면/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꽃을 보려면/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정호승 꽃을 보려면’)

 

시인은 꽃씨 속에 있는 꽃을 보려면 먼저 눈이 녹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흙이 따뜻한 봄이 되어야 한다고 노래합니다. 들에 나가 봄이 되면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까지 만날 수 있다고 상상하고 있습니다. 평생 버리지 않던 칼을 버릴 때에는 꽃을 넘어서서 어머니까자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과 속에 있는 씨는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씨속에 있는 사과를 보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수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꽃씨일진데 어떻게 하면 꽃을 볼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인내가 필요합니다. 좌절과 낙담을 거쳐야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란 예수님의 말씀을 꽃피우는 것입니다. 내가 자라나서 예수님의 마음을 가져야만 바른 기도가 가능할 것입니다.

 

봄이 되고 평생 버리지 않던 칼을 자발적으로 버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신앙의 연륜이 쌓여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은 바리새인과 세리가 기도하는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 중 바리새인은 이렇게 기도하고 있다. “하느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습니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립니다.” 그러나 세리는 다릅니다. 감히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칩니다. “하느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고 기도합니다.

 

바리새인은 따로 서서 기도하는데 세리는 멀리 서서 기도합니다. 기도하는 몸의 자세가 완전히 다릅니다. 바리새인은 자랑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고 세리는 죄를 용서해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도의 내용도 크게 다릅니다. 마음의 자세도 다릅니다. 바리새인은 도도하고 교만한 데 세리는 겸손합니다. 바리새인의 기도는 미사여구도 많고 매끄러우며 길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리의 기도는 단 두 마디뿐이다. “주님! 나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하는 말과 나는 죄인입니다하는 말 뿐이다.

 

오늘 야고보는 욕망이 아닌 바른 동기에서 기도를 하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바른 기도가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바른 기도를 하기까지 평생 기다리는 것보다는 지금 바로 부족한 기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기리엘레이션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누가복음 18:13)

 

주님, 저희도 세리처럼 자비를 구하게 하소서. 말씀을 꽃피우기까지 기다리게 하소서. 내 자신이 봄이 되어 예수님을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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