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조만식 야고보 신부의 일상생활나누기
봄은 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수(雨水)입니다. 봄으로 들어서는 입춘(立春)은 이미 지났습니다. 겨울 잠자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驚蟄)이 다음 절기입니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로 이때가 되면 추운 겨울이 가고 대지에는 봄기운 돌기 시작합니다. 예부터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할 만큼 날씨가 많이 풀립니다.
봄에 잎과 꽃이 필 무렵 겨울 추위는 선뜻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여 꽤 쌀쌀하게 추운 바람을 불어냅니다. “꽃샘, 잎샘 추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계절에 나누는 전래의 인사에도 “꽃샘 잎샘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것도 있습니다.
올 겨울은 비교적 눈도 적고 추운 날씨도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날씨가 매우 추웠습니다. 다음 주도 한파가 계속된다는 예보입니다.
지난 주에는 봄이 왔다고 성급하게 생각했습니다. 농부들의 트랙터 소리로 온 동네가 시끄러웠습니다. 장모님도 스스로 ‘교회를 이렇게 자주 빠져서 쓰겠냐’고 하셨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니 저절로 의욕이 나셨던 모양입니다.
지난 추수감사 주일에도 성탄때도 온 가족이 교회갈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힘이 들어서 도저히 못가시겠다고 물러서셨습니다. 지켜보는 가족도 참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처음에는 반신 반의 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오랜만에 차도 세차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지난 주일 마침내 장모님을 모시고 벼르고 별렸던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봄의 생명력은 이렇듯 강력하고 현실적입니다.
이곳 시골 교회는 아내가 다녔던 교회입니다. 지금도 댕그랑 댕그랑 종을 치는 정다운 교회입니다. 지금도 남자와 여자의 자리가 분리되어 있는 교회입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교회입니다.
성공회는 감사성찬례 미사 중심의 예배를 드립니다.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로 균형을 유지하고 집전자와 회중이 서로 화답하고 같이 동참하는 예배입니다. 가까운 곳에 성공회가 없어서 이곳 교회에 갑니다. 조금 다르지만 마음을 다해서 예배를 드립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헌금송 외에는 찬송가도 모두 성공회와 공통입니다.
예배를 마치고 만경강 둑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봄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거창한 자금성 중국집에서 짜장면으로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야훼를 섬기는 사람들아, 야훼의 집에서 밤 세워 모시는 사람들아, 모두들 야훼를 찬양하여라. 성전을 향하여 손을 쳐들고 야훼를 찬양하여라. 하늘과 땅을 만드신 야훼께서 시온에서 내리시는 복을 받아라.”(시편 134편)
주님, 저희가 마지막 용기로 전염병을 이기게 하시고, 새봄을 희망과 기대로 건강하게 맞이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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