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시) 또다시 당신 앞에(3)
때가 되면 황홀한 문을 여는/꽃 한 송이의 준비된 침묵을
빛의 길로 가기 위한/어둠의 터널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내 잘못을 뉘우치는 겸허한 슬픔으로
더 큰 기쁨의 부활을 약속하는/은총의 때가 되게 하소서
재의 수요일 아침/사제가 얹어주신 이마 위의 재처럼
잘디잔 일상의 회색빛 근심들을/이고 사는 나
참 사랑에 눈뜨는 법을/죽어서야 사는 법을
십자가 앞에 배우며/진리를 새롭히게 하소서
맑은 성수를 찍어/십자가를 긋는 내 가슴에
은빛 물고기처럼 튀어 오르는/이 싱싱한 기도
“주여,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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