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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성경

봉준호의 영화 ‘마더’ 감상 어머니와 어미 사이

by 사통팔달 주막집 2020. 4. 9.

봉준호의 영화 마더감상

 

어머니와 어미 사이

 

 

자신의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김혜자 )가 있다. 엄마에게 스물 여덟 도준(원빈 )은 온 세상이지만 제 앞가림조차 못하는 모자라는 아들이다. 아들은 늘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아무도 믿지마라. 이 엄마가 구해줄게.

 

 

어머니가 윤리라면 어미는 본능이다. 봉준호의 영화'마더'는 어머니의 윤리가 아닌 어미의 본능을 다룬다. 어미의 본능이 세상의 율법과 충돌하는 자리에서 빚어진 영화는 격하고 정서는 압도적이다. 엄마의 아들 사랑이라는 따뜻한 모성애를 느끼는 훈훈한 영화와는 멀어도 너무 멀다. 김혜자는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연기자로서의 김혜자를 더욱 각인시킨 영화이기도하다.

 

 

영화 전체적으로 성적인 함의가 꽤나 풍부하다. 원빈이 소녀를 따라가게 된 계기부터 해서 소녀의 원조교제 사실, 진태와 미나의 애인 관계, 심지어는 도준(원빈)과 엄마(김혜자), 진태와 엄마(김혜자) 사이에서도 성적인 늬앙스를 풍기는 연출이 종종 보인다. 봉준호가 기본적으로 영화 전반에 은은한 섹스코드를 넣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윤리의 어머니를 넘어서는 엄마의 바다 그 깊고 어두운 심연 속으로 들어가며 어미가 누구인가를 묻게된다. 도덕적 딜레마에 몸부림치는 이 가여운 어미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예수는 간음하다 현장에 잡힌 여인을 고소하는 사람들에게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했던가? 유대교 지도자들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면 영화 마더는 못난 자식을 옹호하는 예수의 마음인가?

 

평론가는 봉준호 감독 영화 가운데 최고의 오프닝 신, 최고의 라스트 신으로 김혜자가 춤추는 장면을 꼽는 사람이 많다. 봉준호 감독 스스로 제19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나의 모든 영화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마더> 엔딩 장면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강하다"라고 밝힌바 있다. 인생은 처음부터 한바탕 춤에서 출발한다는 것인가? 어미가 가는 길 온갖파란 곡절에도 불구하고 온 몸으로 부딪혀가며 마지막도 미친 듯이 춤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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