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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by 사통팔달 주막집 2017. 10. 7.

몽당연필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며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이해인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