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계속적 결단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봄 햇빛이 대지를 녹일 때면 목동들은 양들을 끌고 나가 겨울 동안 길게 자란 양털을 깎는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계화되어 아주 쉽고 빠르게 깎지만 옛날에는 하나 하나 사람이 손으로 깎는 중노동이었습니다.
이렇게 한 마리 한 마리 털을 깎고 있는 도중에 늦추위가 몰아쳐 와 눈보라가 날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황한 목동은 양들을 다 깎은 양, 절반 정도 깎은 양, 못 깎은 양으로 구별하여 우리에 몰아 넣은 다음, 눈보라가 지나고 다시 따뜻한 햇빛이 대지를 비칠 때 우리를 열고 양들을 끌어낸다고 합니다.
그럴 때 이상한 것은 다 깎은 양은 앙상한 채로 살아 있는데 오히려 절반 정도 깎은 양은 예외없이 감기에 걸리고 그 중 다수가 죽는 것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우리를 때때로 결단이 부족하여 일을 그리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계속 전진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뒤로 물러서든지 어느 쪽으로든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어쩔 줄 모르고 방황하며 시간만 허비하다가 일을 그르치는 많이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라는 것도 한 마디로 말해서 계속해서 결단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처음 전도하실 때 말씀하신 회개하라는 말의 뜻은 결코 자신의 죄만을 뉘우친다는 개인적인 후회의 감정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날 우리가 살아 온 모든 생활 특히 우리가 섬겨온 주권에 대하여 완전히 부정하고 이젠 새로운 주권으로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