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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님

by 사통팔달 주막집 2017. 9. 22.

아기 예수님



 

이천 년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가슴에는 찬바람 불고 얼굴에는 빈 바람만 스쳐 갑니다.

 

어둡고 초라한 외양간,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생명의 임은 오셨지요.

하루하루 먹고 일하고 자고 싸는

소박한 짐승들 사이에 누우셨지요.

사람들에게 학대받고 사람들의 밥이 되는

짐승들의 밥통에 누우셔서

짐승들의 벗이 되고 짐승들의 밥이 되셨지요.

 

말 없는 아기 예수님,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시여,

죄와 죽음을 넘어 영원히 더불어 사는 지혜를 깨우쳐 주셔요.

힘없는 아기 예수님, 하늘나라의 영원한 왕이시여,

사랑과 평화의 길을 보여 주셔요.

벌거벗은 아기 예수님, 하느님의 참된 형상이시여,

우리 속에 아름답고 착한 마음을 지어 주셔요. -박재순, 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