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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주십시오

by 사통팔달 주막집 2017. 9. 22.

이름을 주십시오




주여/저에게/이름을 주옵소서.

당신의/부르심을 입어/저도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주여/주여/주여

태어나기 전의/이 혼돈과 어둠의 세계에서

새로운 탄생의/빛을 보게 하시고

진실로/혼매한 심령에/눈동자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는/이 완고한 돌문을/열리게 하옵시고

당신의 음성이/불길이 되어/저를 태워 주십시오.

그리하여/ 바람과 동굴의/저의 입에

신앙의 신선한/열매를 물리게 하옵시고

당신의/부르심을 입어

저도/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주여/간절한 새벽의 기도를 들으시고

저에게

이름을 주옵소서.

 

-박목월 시인 1916-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