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묵상

공의와 사랑의 하느님

사통팔달 주막집 2022. 2. 17. 04:15

오늘의 묵상 (야고보서 4-12)

 

그러나 율법을 정하시고 심판하시는 분은 오직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구원하실 수도 있고 멸망시키실 수도 있는 분입니다. 여러분이 무엇이기에 이웃을 심판한단 말입니까?”

“There is only one Lawgiver and Judge, the one who is able to save and destroy. But you -- who are you to judge your neighbor?”

 

공의와 사랑의 하느님

 

부러진 화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가 있습니다.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하게 해고됩니다.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됩니다. 그러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을 합니다.

 

사법부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규정하며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합니다. 피고인은 결정적 증거물인 부러진 화살이 사라진 것을 두고 증거 불충분을 주장하며 변호사와 함께 맞서 싸운다는 스토리입니다. 얼마나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부당한 재판을 자세하고 길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빌라도는 역사에 남을 만한 잘못된 재판으로 지금까지도 혹독한 비판을 받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가장 심각하고 잘못된 판결을 통해서 하느님은 역사하셨습니다.

 

결국 예수님이 십자가 사형 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하느님의 오묘하신 계획을 깨닫습니다. 빌라도의 공의롭지 못한 재판으로 주님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공의와 사랑이 완성되었습니다.

 

공의로우신 하느님은 우리 죄에 대한 벌을 내리셔야 합니다. 그러나 사랑의 하느님은 죄인인 우리가 벌을 받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이러한 딜레마를 하느님은 그의 지혜로우신 방법으로 십자가에서 해결하셨습니다. 아들을 보내셔서 우리 대신 십자가에서 죽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구원의 길이 열리고, 우리의 모든 죄가 용서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 헤롯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습니다. 또한 빌라도에게 책임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유대 군중에게, 대제사장과 관원들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한 장본인은 바로 우리와 나 자신입니다. 우리 모두는 용서받은 죄인입니다. 오늘도 현실과 타협하는 나의 모습에서 빌라도가 보입니다.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 주었구나.”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멋대로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이사야 53:5-6)

 

주님, 공의와 사랑이 만나는 십자가의 지혜를 깊이 깨닫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