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묵상

예수님은 목수

사통팔달 주막집 2021. 12. 27. 14:57

토요일 성탄 아침

조만식 신부의 일상생활 나누기

 

예수님은 목수

 

지난해 경기도 일자리재단에서 실시하는 목공기능사 교육을 석달동안 받았습니다. 이어서 한샘에서 한달동안 셔울 경기도 일대의 여러 아파트 현장에서 부엌싱크대 공사를 실습했습니다.

 

전기톱이니 전기대패니 에어 타카니 전기 장비가 겁이 났지만 농막을 세 채나 짓고 부수면서 끝이 났습니다. 단계마다 수평계로 줄자로 거듭거듭 측량해도 실수가 반복됩니다. 서까래 기둥이 만나는 지붕이 제일 어렵고 힘든 작업입니다. 가끔은 목수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얼마전 닭장을 짓고 지금은 닭 세 마리와 같이 살고 있습니다. 1층 창고 2층 침실 3층 산란실을 사다리로 오르내리도록 설계했고 동물복지를 위해서 부속 운동장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닭대가리들이 목수의 설계도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밥그릇에 똥을 싸고 물그릇을 뒤집기 일쑤입니다.

 

성탄까지는 달걀을 꼭 낳아야 한다고 식사때마다 타이르고 짚을 깐 둥지까지 준비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예수님이 많고 많은 직업 중에 목수라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우리 인생의 집을 예수 그리스도 반석 위에 지으라고 가르치시기 위해서 오셨고, 있을 곳을 마련하면 우리를 데리러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요한 14:1-3)

 

하느님은 우주의 목수이십니다. 세상을 설계하고 기초를 놓으셨습니다. 의인의 고난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는 욥이 세 친구 및 엘리후와의 논쟁에도 결론이 나지않자 마지막으로 하느님이 나타나셔서 질문을 퍼붓습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그렇게 세상물정을 잘 알거든 말해 보아라, 어디에 땅을 바치는 기둥이 박혀 있느냐? 누가 세상의 주춧돌을 놓았느냐?” (욥기 38:4,6)

 

2000년 전에는 보이는 집을 지으셨던 목수 예수님이 지금은 우리가 장차 들어갈 천국 집을 만들고 계십니다. 우리는 주님이 지금 만들고 계신 집에서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주님, 마굿간 같은 우리 마음속으로 예수님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인생의 설계도와 우주의 설계도를 따라 최상의 삶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