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에 걸맞는 자격
신분에 걸맞는 자격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살 수 있는 자격이 ‘거룩함’과‘흠없음’이라면, 먼저 거룩함에 대하여 살펴 봅시다. 하느님의 속성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이 거룩함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 신학자들은 ‘모든 악으로부터 철저하게 자유로운 상태’라고 정의 합니다. 좀 어려운 표현이지만 마음에 담아 두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은 죄로부터 오염되는 일이 없으십니다. 악에 영향을 받으시는 일도 없습니다. 또한 악과 동거하실 수도 없습니다. 완전히 악에서 초연하고 자유로운 상태에 계신 분이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요한계시록에 보면 하느님을 모시는 천상의 영물들이 지금도 쉬지 않고 하느님을 향해 경배합니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시도다 주 하느님 곧 전능하신 이여”(계 4:8)
흠이 없다는 것은 말은 무슨 뜻입니까? 이것은 제사 용어로, ‘젤대적으로 완전하다’는 의미입니다. 구약시대에 하느님 앞에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는 제물을 가지고 가야만 했습니다. 하느님은 ‘절대 흠이 있어서는 안 된다. 눈이 빠졌다든지 다리를 절룩거린다든지 피부에 흠이 있다든지 하는 결함이 있는 제물은 받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동물들 가운데 완전한 놈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고른 동물은 얼마 동안 따로 두어 잘 먹이고 관리해서 어떤 결함도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을 했습니다.
하느님은 완전하신 분이십니다. 그분에게는 결함도, 부족함도 나약함도 없습니다. 완전히 충족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외에는 그 어떤 존재도 흠이 없노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우리에게도 그와 같은 거룩함과 흠없음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느님이 거룩함이니라”(레19:2)
창세 전에 하느님이 우리를 자녀로 선택하실 때, 그분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녀인 우리를 거룩하고 흠이 없게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셨습니다. 아무도 이런 하느님의 의지에 도전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마음 먹은 것은 반드시 하십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상한 논리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이 창세 전에 나를 아들로 이미 선택하셨고, 선택받은 사람은 구원을 얻은 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세상에서 거룩하게 살지 않는다고 해서 구원받는 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 나는 이미 택함을 받았으니까 탈선을 하든 죄를 짓든 결국에는 어떻게든 구원받을 것이 아닌가?’
논리상으로는 그럴듯합니다만 하느님의 말씀을 앞에 놓고 검토하면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없습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자녀로 삼아주신 목적은 아버지처럼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선택받은 사람이 방종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정말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라면 아무리 타락하고 싶어도 함부로 타락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이것입니다.선택을 받았으면 그 증거가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딸 수는 없습니다. 포도는 포도나무에서만 딸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선택받은 사람에게는 반드시 거룩함이라는 열매가 맺히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선택받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거룩함이라는 열매가 나타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신앙고백을 잘 한다 해도, 대단한 체험을 가지고 있다 해도, 교회에서 남달리 열심히 섬긴다 해도 하느님이 요구하시는 거룩함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는 선택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복이 없다, 옥한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