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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시) 또다시 당신 앞에(1)
사통팔달 주막집
2017. 10. 5. 11:30
(사순절의 시) 또다시 당신 앞에(1)
해마다 이맘때쯤
당신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그리 놀랍고 새로운 것이 아님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얼음도 풀리는 봄의 강변에서
당신께 드리는 나의 편지가
또다시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임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살아 있는 거울 앞에 서듯
당신 앞에 서면
얼룩진 얼굴의 내가 보입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나의 말도, 어느새 낡은 구두 뒷축처럼 닳고 닳아
자꾸 되풀이할 염치도 없지만, 아직도 이 말 없이는
당신께 나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오니, 용서하소서 이 죄인